파키스탄 발토르 빙하지대의 콩코르디아 설원에는 카라코람 히말라야 山群이 있고, 그곳에

8,000m 를 넘는 세계 14座 가운데 K2, Broad Peak(K3), Gasherbrum Ⅰ봉과 Ⅱ봉의  4좌가

있다. 북부의 펀잡히말라야에는 낭가파르밧(Nanga Parbat)도 있어서 5좌가 파키스탄에 있는

셈이다. 파키스탄 독립25주년(Jubilee Year)​을 기념하는 1997년에 가셔브롬 Ⅰ봉에는 우리대학

산악팀과 故 박영석 대장이 이끈 대학산악연맹(대산련에는 오은선, 내가 최고로 꼽는 전주 우석대

출신의 14좌 완등자 한왕용 대장이 당시 초보원정가로 왔었다), 그리고 스페인의 바스끄 분리주의

자로 보였던 후니또와  함께 엄흥길 대장이 가셔브롬 Ⅰ봉을  등정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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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캠프 뒤에는 초골리사(Chogolisa)가 있었는데, 나즈막해 보여도 7,654m였고, 낭가파르밧에서

조난 당한 뒤 산 뒷편으로 살아서 돌아와 세계의 전설이 된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도  초골리사에서 조난당한 헤르만 불(Hermann Buhl)의 40주기를 맞아 그곳에 있었다.

“극한에 도전하는 일반 등반기를 넘어,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절대 고독 앞에서 겸허해지는

내면 고백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독일과 이탈리아의 산악문학상을 세 차례 받은 그는 "누구나

에베레스트 산보다 더한 위기의 순간을 넘는다"라고 했지만, 이탈리아 친구 헤르만 불은 『8,000m의

위와 아래』(Achttausend drüber und drunter)를 남기고는 '위'(drüber)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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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원정이 끝난 뒤, 대산련의 서울대 물리학과 대표 故 김XX 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우리 팀의

故지현옥 대장과 대산련의 故박영석 대장은 산이 불러들여 품었다. 그곳에서 만난 영국의 한 산악인은

"최종 공격지점(Attack Point)에서는 '신라면'을 먹고 뜨거운 기운으로 오른다"고 해서 친해졌는데, 그가

스코틀랜드의 철학교수라고 해서 전공을 물었더니 생소한 인지철학(Cognitive Philosophy)이라 해서

학위논문을 물었더니 『도전을 위한 회의』(Skeptics for Challenge)라고 대답했다. 특이했고, 제목처럼

그가 '산사나이 답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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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나는 얼마나 내  삶을 '도전을 위한 회의'로 채워왔나?"하는 후회가 들 때가 많다. 그리고

익명의 존재들이 생을 마감하는 기사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바라보자니, 산으로 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밀려온다. 그때가 그립고..., 그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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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셔브롬 Ⅰ봉(8,068m) @ Baltoro Glacier, Pakistan